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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덕 빌헬름-왕따 실험 생중계

파클랜드 중학교 1학년 러셀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그룹에 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비밀과외라도 받는 것 같다. 러셀은 누구도 관심을 기울일 만한 타입이 아니었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진 날 러셀은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편리한 농장에 들러 늘 마시던 루트비어 1병(1달러 10센트)을 구매했다. 가게 밖을 나섰을 때 러셀의 자전거는 인도에 나뒹굴고 있었고, 2학년 선배인 리치 터커가 가게 벽에 기대서 쳐다보고 있었다. 리치 터커는 그가 자전거의 소유주가 맞는지 물었고, 본인은 앞길을 막은 개떡 같은 것을 눕힌 것뿐이라고 말했다. 러셀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리치 터커의 앞길을 막..

카테고리 없음 2024.03.03

[독서감상문] 김지희-블루 로망 지중해에 빠져들다

햇살이 바다의 푸름을 더욱 힘주어 말하는 여름에는 떠나야겠다. 파란 바다는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자꾸만 그곳에 가고 싶어 진다. 햇살이 푸름을 강조하는 여름, 푸르게 빛나는 바다는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늘을 닮은 바다, 바다를 닮은 하늘을 배경으로 내가 하나의 풍경이 되는 기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지중해. 강렬한 햇살과 유난히 흰 벽,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예쁜 문과 창문들이 펼쳐지는 블루의 향연, 눈부신 하얀 집들 사이로 지는 노을, 맛있는 올리브와 와인, 싱싱한 해산물과 쏟아지는 햇살을 피해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노천카페.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지중해로 이끈다. 필자의 지중해 여행은 시칠리아를 기점으로 한 서지중해 세계(스페인, 포르투갈, 튀니지, 모로코)와 동지중해 세계..

카테고리 없음 2024.02.25

[독서감상문] 가네시로 가즈키-SPEED

세계가 태어났다. 불어라 바람아, 영원히 -시몬느 베이유- Go ahead, punk! -지나 로렌즈- 세이와 여고생 오카모토 가나코는 과외 선생이었던 아야코의 갑작스러운 죽음(자살)에 의문을 품고 있다. 미나토 구에 있는 에세이 법학부 대학생이었던 아야코는 죽기 전 불륜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가나코는 아야코의 동급생 나카가와와 만나 고민 상담을 한다. 나카가와는 아야코의 자살보다 대학 축제의 개최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었다. 가나코는 아야코의 자살을 믿지 않으며(타살 의심), 불륜의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러자 나카가와가 5분 정도 자리를 비우게 된다. 다시 카페에 돌아온 그는 다니무라와 함께 아야코의 자살을 직접 목격했다고 설명을 한다. 가나코는 나카가와의 말을 믿기로 했지만, 가슴 한..

카테고리 없음 2024.02.21

[독서감상문] 기타바야시 우카-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마음에도 모양이 있어서 만질 수도, 껴안을 수도 있는 거였어.’ 4년 전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와 살던 안도 고무기는 어머니의 부재에 외로움과 상실을 경험한다. 아버지는 새로 사귄 여자를 집으로 데려오고, 고무기는 의지할 곳이 없어진다. 엄마와 살기로 한 고무기는 이바라키에 있는 외갓집으로 이사를 오고, 엄마의 호적에 이름을 올린다. 신슈의 상업 고등학교에서 쓰쿠바 신메이 고등학교로 전학을 하지만, 도저히 적응할 수 없다. 고무기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10대의 소녀가 전학을 간 후 등교 거부를 한다면, 학교생활의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선생님, 친구, 학업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리라. 소설의 초반부터 독자는 안도 고무기의 가족과 친구 관계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카테고리 없음 2024.02.15

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4부 Review

어릴 때 돌고래쇼를 보는 것이 좋았다. 숙련된 조련사의 지시에 따라 돌고래가 일사불란하게 행동할 때 마냥 신기했다. 인간과 동물이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할까. 당시 수조에 갇힌 동물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지 않았고 ‘쇼’를 위해 진열된 장식품처럼 관중 앞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기만 했다. 10분의 쇼를 위한 평생의 고독. 4부를 시작하며 나온 말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2000년 캐나다 마린랜드의 해양 조련사였던 필 데머스는 야생에서 생포한 새끼 바다코끼리 스무시와의 각별한 인연으로 일약 스타가 되었다. 스무시는 필을 엄마라고 생각했고, 필은 스무시를 아기처럼 여겼다. 사람들은 필과 스무시를 보기 위해 마린랜드를 방문하였다. 그러나 필을 포함한 조련사들은 마린..

카테고리 없음 2024.02.14

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3부 Review

3부 거대한 SOS(2023.12.03) 하루 2번 바다가 갈라지는 신비한 섬.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에 위치한 하섬은 그 모습이 바다에 핀 연꽃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이 빠지고 들어오는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해루질하러 오는 체험객들이 그 안에 체험활동을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동해에 비해 대형 고래들이 발견되기 힘든 서해의 이 작은 섬에서 고래 사체가 발견되었다. 고래 연구가 이경리 박사는 고래 사체를 보고, 외면상 패인 상처들은 살아있을 때 생겼으며 쿠키커터 샤크(검목상어. 따뜻한 바다에서 서식하고 평균 몸길이는 50cm, 매우 날카로운 이빨로 다른 개체의 살점을 물어뜯는 것이 특징)가 매달렸던 흔적이 있다고 했다. 따뜻한 아열대 바다에서 살았던 이 고래는, 보리고래(..

카테고리 없음 2024.02.06

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2부 Review

2부 고래의 노래를 들어라(2023.11.25) 언젠가 바닷가에서 물을 뿜는 고래를 만났을 때 그녀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 -고래 천명관- 심연의 바다 깊은 곳에 인간을 닮은 고래가 있다. 인간이 잊고 있었지만, 인간의 오랜 친구였고 때로는 인간을 위로했던 신비로운 동반자. 육지에 사는 인간과 바다에 사는 고래가 나누는 교감이 시작된다. 통가부족 혹등고래의 짝짓기가 시작되고, 수컷들의 히트런과 경쟁에서 이긴 수컷의 에스코트(수컷 고래가 암컷 고래를 경호하듯 바로 옆에서 헤엄을 치는 행동), 암컷과 수컷의 사랑의 춤(눈빛 교환과 서로의 동작을 따라 하는 행동)이 이어졌다. 혹등고래는 아열대 따뜻한 바다에서 출산과 육아를 하고 극지방에 먹이가 풍부해지는 계절이 되면 이동한다고 ..

카테고리 없음 2024.02.01

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1부 Review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고래’에 관심이 있었다. 바다에 살지만 포유류에 속하는 고래는 미지의 세계처럼 다가왔었다. 사람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상어는 매우 무서웠으나, 고래는 거대한 몸집에 비해 순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어릴 때 스케치북에 그렸던 고래는 일종의 마스코트처럼 귀여웠었다. 스케치북을 가득 채워도 전체적인 선은 둥글둥글했고 선선한 눈을 가졌기 때문에 마치 ‘친구’같이 느껴졌다. 나이를 먹어가며 현실에 안주하고, ‘고래’를 잊고 살았던 어느 날 일러스트를 보았다. 고래가 바다와 구름 사이에서 숨을 쉬면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고래가 나에게 평화와 공존, 자유로움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때부터 고래와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지금 이 순간' 고래는 바다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카테고리 없음 2024.01.29

[독서감상문] 허경은-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2-2]

3장 다른 그림 찾기 中 히잡을 벗은 그녀 [본문발췌] ‘오 세상에……’ “내 머리 처음 보지?” F가 히잡을 벗고 긴 생머리를 어깨너머로 넘기며 부끄러운 듯, 설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띠며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F를 만난 지 삼 개월쯤 되었는데 히잡에 동그랗게 감싸진 얼굴에만 익숙했었다. 집에서는 히잡을 벗고 있는다며, 내게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자신도 즐겁다고 하였다. 그녀는 히잡을 둘렀을 때보다 열 살은 더 어려 보였다. 전에는 친구들 간에 이라크 아줌마로 통했는데 긴 생머리의 그녀는 아가씨라고 해도 어울릴 만큼 여성스럽고 예뻤다. 우리 친구들 중 F의 히잡 속 머리카락을 본 사람은 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으로 초대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중략) 타국에서 또 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6

[독서감상문] 허경은-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2-1]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을 때,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여행을 간다는 건 익숙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설령 같은 곳에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도 날씨, 시간, 동행자 등에 따라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1장 멀어진 기억 中 기억의 수집 [본문발췌] 수집은 기억에 대한 기록이다. 피규어를 모으는 사람들을 보며 애들 장난감 같은 걸 왜 모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각각의 피규어에는 그것을 장만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 사람의 기억도 함께 들어가 있을 것이다. (중략) 외국을 다닐 때마다 기념품을 사 오는 사람들은 기억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갑을 연다. 흔해 빠진 볼펜은 집 앞 문방구에서도 살 수 있지만 ‘I..

카테고리 없음 2024.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