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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창사특집 [고래와 나] 1부 Review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고래’에 관심이 있었다. 바다에 살지만 포유류에 속하는 고래는 미지의 세계처럼 다가왔었다. 사람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상어는 매우 무서웠으나, 고래는 거대한 몸집에 비해 순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어릴 때 스케치북에 그렸던 고래는 일종의 마스코트처럼 귀여웠었다. 스케치북을 가득 채워도 전체적인 선은 둥글둥글했고 선선한 눈을 가졌기 때문에 마치 ‘친구’같이 느껴졌다. 나이를 먹어가며 현실에 안주하고, ‘고래’를 잊고 살았던 어느 날 일러스트를 보았다. 고래가 바다와 구름 사이에서 숨을 쉬면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다. 고래가 나에게 평화와 공존, 자유로움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그때부터 고래와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지금 이 순간' 고래는 바다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카테고리 없음 2024.01.29

[독서감상문] 허경은-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2-2]

3장 다른 그림 찾기 中 히잡을 벗은 그녀 [본문발췌] ‘오 세상에……’ “내 머리 처음 보지?” F가 히잡을 벗고 긴 생머리를 어깨너머로 넘기며 부끄러운 듯, 설레는 듯 오묘한 미소를 띠며 내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F를 만난 지 삼 개월쯤 되었는데 히잡에 동그랗게 감싸진 얼굴에만 익숙했었다. 집에서는 히잡을 벗고 있는다며, 내게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자신도 즐겁다고 하였다. 그녀는 히잡을 둘렀을 때보다 열 살은 더 어려 보였다. 전에는 친구들 간에 이라크 아줌마로 통했는데 긴 생머리의 그녀는 아가씨라고 해도 어울릴 만큼 여성스럽고 예뻤다. 우리 친구들 중 F의 히잡 속 머리카락을 본 사람은 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으로 초대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중략) 타국에서 또 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26

[독서감상문] 허경은-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2-1]

여행 에세이를 읽고 싶을 때,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여행을 간다는 건 익숙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탐험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설령 같은 곳에 여행을 간다고 하더라도 날씨, 시간, 동행자 등에 따라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1장 멀어진 기억 中 기억의 수집 [본문발췌] 수집은 기억에 대한 기록이다. 피규어를 모으는 사람들을 보며 애들 장난감 같은 걸 왜 모으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각각의 피규어에는 그것을 장만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 사람의 기억도 함께 들어가 있을 것이다. (중략) 외국을 다닐 때마다 기념품을 사 오는 사람들은 기억을 기록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갑을 연다. 흔해 빠진 볼펜은 집 앞 문방구에서도 살 수 있지만 ‘I..

카테고리 없음 2024.01.25

[독서감상문] 기린의 날개-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가 재미있는 이유는 사건의 발생과 해결과정이 유기적으로 흘러가면서 흡입력 있게 독자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아오야기 다케아키라는 한 남자가 살해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가슴에 칼이 박힌 채 니혼바시 다리를 홀로 걸어가던 그는 기린의 날개(동상) 밑에 멈춘다. 죽음이 찾아올 걸 알면서 기린의 날개를 찾아야만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뼈대다.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까지 가족이 집에 오지 않고…불현듯 침묵을 깨는 전화가 집에 울린다면 어떨까. 경찰서나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는 늘 불길함을 동반한다. 아오야기 다케아키의 아내 후미코, 아들 유토, 딸 하루카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듣게 된 남편, 또는 아빠의 사망 소식. 처음에 그들은 일반적인 반응..

카테고리 없음 2024.01.23